고양이 감기 증상과 관리 — 재채기·눈곱·콧물 (허피스·칼리시 구분)
아침부터 재채기를 몇 번 하더니 눈곱이 끼고 콧물이 비칩니다. 사람 같으면 "감기 걸렸네" 하고 며칠 쉬면 되는 일인데, 고양이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감기라고 부르는 이 증상의 정체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상부호흡기감염이고,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는 순간부터 밥을 끊는다는 점이 진짜 문제입니다. 고양이는 며칠만 굶어도 간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감기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일이 더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증상까지가 지켜봐도 되는 범위인지,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집에서 무엇을 해 주고 무엇을 절대 하면 안 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고양이 감기란 — 사람 감기와 무엇이 다른가
보호자들이 "고양이 감기"라고 부르는 것은 정식 병명이 아니라, 코와 눈, 목에 염증이 생기는 상부호흡기감염(URI)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람의 감기와 증상 모양이 비슷해서 붙은 별명일 뿐, 원인이 되는 병원체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사람 감기가 고양이에게 옮지 않고, 고양이 감기도 사람이나 강아지에게 옮지 않습니다.
원인의 대부분은 두 가지 바이러스가 차지합니다.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FHV-1)와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FCV)입니다. 상부호흡기감염의 상당수가 이 둘이거나 둘의 조합이고, 나머지는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스마, 보데텔라 같은 세균이 단독으로 혹은 바이러스 감염 뒤에 겹쳐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사람 감기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회복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허피스바이러스는 증상이 가라앉아도 몸에서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에 숨어 지내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 다시 깨어납니다. "우리 아이는 환절기마다 눈곱이 껴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나
증상은 코와 눈에 집중됩니다.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몇 가지가 함께 있는지, 며칠째 이어지는지를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 재채기를 반복합니다. 하루 한두 번이 아니라 연달아 여러 번, 며칠에 걸쳐 계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콧물이 납니다. 처음엔 맑고 묽지만, 2차 세균 감염이 겹치면 누렇거나 초록빛으로 진해집니다. 색이 변했다는 것은 진료가 필요하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 눈곱이 끼고 눈이 붉어집니다. 결막이 부어 눈을 반쯤 감고 있거나, 아침에 딱지가 굳어 눈을 못 뜨기도 합니다.
- 눈물이 계속 흐르고 눈을 찡그립니다. 빛을 피해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려 한다면 눈이 아프다는 뜻입니다.
- 코가 막혀 숨소리가 거칠어집니다. 잘 때 그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 침을 흘리거나 입맛을 다십니다. 입 안에 궤양이 생겼을 때 나타나며, 칼리시바이러스에서 더 흔합니다.
- 밥을 남기거나 아예 안 먹습니다. 냄새를 못 맡아서, 또는 입이 아파서입니다.
- 기운이 없고 잘 숨습니다. 평소 나오던 자리에 안 나오고 구석에 들어가 있습니다.
- 열이 납니다. 귀와 발끝이 뜨겁고 몸을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으려 합니다.
기침은 상대적으로 덜 흔합니다. 고양이가 기침을 반복한다면 감기보다 천식이나 심장 문제, 폐 질환 쪽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재채기와 기침을 구분해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재채기는 코로 짧게 뿜어내는 동작이고, 기침은 목에서 나오며 몸을 낮추고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가 함께 나옵니다. 이 구분이 어렵다면 강아지 기침 소리로 원인 찾기에 정리한 동작별 구분법이 고양이에게도 참고가 됩니다.
허피스와 칼리시, 어떻게 다른가
두 바이러스는 증상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 정확히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더 의심되는지에 따라 눈여겨볼 지점이 달라지므로, 큰 흐름만 알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 구분 | 허피스바이러스 (FHV-1) | 칼리시바이러스 (FCV) |
|---|---|---|
| 두드러지는 증상 | 눈 증상이 심함. 결막염, 눈물, 눈곱 | 입 안 궤양(혀·잇몸)으로 침을 흘림 |
| 눈 손상 | 각막 궤양을 잘 일으킴. 방치하면 시력에 영향 | 상대적으로 덜함 |
| 재채기·콧물 | 매우 흔하고 심한 편 | 흔하지만 대개 더 가벼움 |
| 특이한 모습 | 스트레스 시기에 재발이 반복됨 | 일시적으로 다리를 절기도 함(관절 증상) |
| 몸에 남는가 | 신경절에 평생 잠복했다가 재활성화 | 회복 뒤에도 한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음 |
| 환경에서의 생존 | 약함. 하루 안팎이면 사멸, 일반 소독제로 제거됨 | 강함. 며칠~몇 주 생존하고 일반 소독제에 잘 안 죽음 |
| 장기적으로 남는 문제 | 만성 비염, 반복되는 결막염 | 만성 구내염과의 연관이 알려져 있음 |
실제 진료에서는 둘을 굳이 가르지 않고 증상 위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의 큰 틀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눈 증상이 심해 각막이 걱정되거나, 입 안 궤양으로 전혀 먹지 못하거나, 다묘 가정에서 계속 번지는 상황이라면 원인을 특정하는 검사가 의미를 가집니다. 칼리시와 관련이 알려진 만성 구내염은 고양이 입냄새·구내염 — 치아흡수병변(FORL)과 양치 시작하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실내묘도 걸리는 이유
"밖에 한 번도 안 나갔는데 어떻게 걸렸지?"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경로 | 설명 |
|---|---|
| 몸 안에 있던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 실내묘에서 가장 흔합니다. 아기 때 감염된 허피스가 잠복해 있다가 스트레스를 계기로 다시 깨어납니다. 새로 옮은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이 나온 상황입니다 |
| 보호자의 손·옷·신발 | 길고양이를 만졌거나, 다른 고양이가 있는 집·병원·미용실에 다녀온 경우입니다. 칼리시는 환경에서 오래 버티기 때문에 이 경로가 실제로 가능합니다 |
| 새로 들어온 고양이 | 보호소·분양처에서 온 아이가 잠복기 상태로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증상이 없어도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
재활성화의 방아쇠는 대부분 환경 변화입니다. 이사, 합사, 리모델링, 손님, 장기간의 집 비움, 병원 입원, 다른 질병이나 수술처럼 몸과 마음에 부담이 몰리는 시기에 증상이 시작됩니다. 새 아이를 들이는 과정에서 선주민과 신입묘 모두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절차는 고양이 합사 방법 — 실패 없는 4단계와 적정 기간에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금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아래에 해당하면 며칠 지켜보지 마시고 진료를 받으세요. 특히 위쪽 항목들은 당일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 가깝습니다.
-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호흡이 가쁘고 배까지 들썩인다
- 잇몸이나 혀가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다
- 48시간 이상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 축 늘어져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비틀거린다
- 몸이 유난히 차갑다 (특히 아기 고양이)
- 눈을 아예 뜨지 못하거나 각막이 뿌옇게 흐려졌다
- 얼굴이나 다리가 붓고 고열이 난다
- 코피가 나거나 얼굴 모양이 달라 보인다
- 콧물이 누렇거나 초록빛으로 진해졌다
- 먹는 양이 평소의 절반 아래로 줄어든 채 이어진다
- 눈을 계속 찡그리거나 앞발로 비빈다
- 침을 흘리고 밥그릇 앞에서 먹으려다 만다 (입 안 궤양 가능성)
- 증상이 일주일 넘게 좋아지지 않거나 점점 심해진다
- 다묘 가정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번지고 있다
- 생후 몇 개월 이하의 아기 고양이거나 노령묘다
반대로 재채기와 맑은 콧물 정도이고, 밥을 평소만큼 먹으며, 기운과 반응이 평소와 같다면 며칠 관찰하며 집에서 관리해 볼 수 있는 범위입니다. 다만 이때도 먹는 양만큼은 매일 확인하세요. 이 병에서 상태가 꺾이는 지점은 거의 항상 식욕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아이들
- 아기 고양이 — 가장 위험합니다. 체력과 수분 여유가 적어 하루이틀 사이에 탈수와 저혈당으로 급격히 나빠질 수 있고, 눈 증상이 심하면 시력에 영향이 남기도 합니다. 입양 첫 주에 확인할 것들은 새끼 고양이 키우기 첫 주 체크리스트에 정리했습니다.
- 노령묘 — 면역이 떨어져 있고 신장·심장 등 기저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회복이 더딥니다.
- 단두종(페르시안·엑조틱 등) — 코 안의 구조가 짧고 좁아 조금만 부어도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증상이 오래갑니다 (페르시안 고양이 키우기 완벽 가이드).
- 기저 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억제된 아이 — 백혈병(FeLV)·면역결핍(FIV) 양성이거나 면역억제제를 쓰는 경우입니다.
- 다묘 가정과 보호소 출신 — 밀집 환경 자체가 위험 요인이고, 감염이 한 번 들어오면 돌아가며 앓기 쉽습니다.
-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이 밀린 아이 —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뚜렷하게 올라갑니다.
밥을 안 먹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 문단입니다. 고양이 감기에서 실제로 아이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재채기나 콧물이 아니라 먹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고양이는 냄새로 식욕을 느낍니다.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으면 밥그릇 앞에 앉아서도 먹지 않습니다. 입 안에 궤양까지 있으면 통증 때문에 더 안 먹습니다. 둘째, 고양이는 며칠만 굶어도 간에 지방이 급격히 쌓이는 지방간이 올 수 있습니다. 원래 앓던 병과 무관하게, 안 먹는 것 자체가 새로운 병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특히 통통한 아이일수록 이 위험이 큽니다.
먹는 양을 되살리기 위해 집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 사료를 체온 정도로 데워 줍니다. 냄새가 강해져 식욕을 자극합니다. 뜨겁게 데우지 말고 손등에 대었을 때 미지근한 정도면 충분합니다.
- 습식이나 파우치, 츄르처럼 향이 강한 것으로 바꿔 봅니다. 아플 때만큼은 평소의 사료 원칙보다 일단 먹는 것이 우선입니다.
- 밥 주기 전에 코 주변 딱지를 닦아 줍니다. 콧구멍이 트이면 냄새를 맡게 되어 먹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 조용하고 안전한 자리에 그릇을 둡니다. 다른 아이와 마주치는 자리라면 더 안 먹습니다.
- 소량씩 자주 권합니다. 한 번에 많이 담아 두면 냄새가 날아가 오히려 외면합니다.
병원에서는 무엇을 하나
고양이 감기는 대부분 증상을 가라앉히고 몸이 이겨 낼 조건을 만들어 주는 치료가 중심입니다. 바이러스를 즉시 없애는 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진찰과 병력 청취 | 발열, 탈수, 코와 눈 상태, 입 안 궤양 여부를 확인합니다. 증상 시작 시점과 먹은 양, 접종 이력, 최근 환경 변화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
| 눈 검사 | 눈 증상이 있으면 형광 염색으로 각막 궤양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결과에 따라 쓸 수 있는 안약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 수액·영양 보조 | 탈수가 있거나 먹지 못하는 경우에 시행합니다. 회복의 토대가 됩니다 |
| 안약·점안 치료 | 결막염과 각막 상태에 맞춰 처방합니다. 궤양이 있으면 스테로이드 성분은 제외합니다 |
| 항생제 | 바이러스에는 듣지 않습니다. 2차 세균 감염이 의심되거나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스마가 의심될 때 선택적으로 사용합니다 |
| 항바이러스제 | 허피스가 심하거나 각막 병변이 있을 때 경구 또는 점안 항바이러스제를 고려합니다. 수의사 처방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
| 추가 검사 | 증상이 오래가거나 반복되면 원인 감별을 위한 PCR 검사, 백혈병·면역결핍 검사, 영상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
집에서 하는 관리
치료의 절반은 집에서 이뤄집니다. 어렵지 않지만 매일 해 줘야 효과가 있는 것들입니다.
- 습도를 올려 줍니다. 가습기를 틀거나, 욕실에 더운물을 틀어 김이 찬 상태에서 10~15분 정도 아이와 함께 머무는 방법이 있습니다. 코가 트여 숨쉬기가 편해집니다. 단, 뜨거운 김을 코에 직접 쐬게 하면 안 됩니다.
- 눈과 코의 분비물을 닦아 줍니다. 따뜻한 물에 적신 깨끗한 거즈를 잠시 대어 딱지를 불린 뒤 부드럽게 닦아 냅니다. 눈과 코, 좌우는 각각 다른 면을 쓰세요. 문질러 벗기면 상처가 납니다.
- 따뜻하고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에어컨 바람 아래나 현관 근처는 피하고, 숨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주세요.
- 물을 여러 곳에 둡니다. 탈수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식 사료를 늘리는 것도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 먹는 양과 화장실 횟수를 매일 확인합니다. 상태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두 가지입니다.
-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손님, 이사, 목욕, 새 가구처럼 부담이 되는 일은 회복 뒤로 미루세요.
- 처방받은 약은 끝까지 씁니다. 눈이 좋아 보인다고 안약을 중간에 끊으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하면 안 되는 것
- 남아 있는 안약을 임의로 넣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가 든 안약은 각막 궤양이 있을 때 상처를 깊게 만들어 각막이 뚫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성분과 각막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점안은 하지 마세요.
- 지난번에 남은 항생제를 먹이지 않습니다. 용량과 종류가 맞지 않으면 증상만 가려 진단이 늦어지고 내성이 남습니다.
- 코에 뜨거운 김을 직접 쐬게 하지 않습니다. 화상 위험이 있습니다. 욕실의 간접적인 습기까지가 안전한 범위입니다.
- 억지로 입을 벌려 음식을 밀어 넣지 않습니다. 흡인성 폐렴 위험이 있습니다.
- 아프다고 목욕시키지 않습니다. 체온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커져 상태가 나빠집니다.
- 에센셜 오일·아로마 디퓨저를 쓰지 않습니다. 코가 편해질 것 같지만, 고양이에게는 여러 정유 성분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사람 코에 쓰는 멘톨 연고류도 마찬가지입니다.
- 증상이 좋아졌다고 격리를 바로 푸는 것은 이릅니다. 회복 뒤에도 한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라이신 보충제, 지금은 어떻게 보나
허피스 관리용으로 L-라이신 보충제가 오랫동안 널리 쓰였습니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이론에서 출발했고, 지금도 많은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실제 효과를 검증한 연구들을 모아 보면 결과가 일관되지 않습니다. 증상을 줄이거나 재발을 막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여러 마리가 함께 지내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결과가 나빴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라이신을 치료의 중심에 두는 것을 권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안전성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므로 이미 먹이고 있고 아이가 잘 받아들인다면 담당 수의사와 상의해 유지 여부를 정하시면 됩니다. 다만 라이신을 먹이고 있다는 이유로 필요한 진료를 미루는 것이 가장 피해야 할 상황입니다. 눈을 못 뜨거나 밥을 안 먹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보충제가 아니라 진찰입니다.
다묘 가정에서의 격리와 소독
한 아이가 앓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번지는 것을 막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완벽한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노출되는 양을 줄이면 증상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 아픈 아이를 별도의 방에 두고 문을 닫습니다. 화장실, 밥그릇, 물그릇, 담요를 따로 쓰게 합니다.
- 돌보는 순서를 정합니다. 건강한 아이들을 먼저 챙기고, 아픈 아이를 마지막에 돌본 뒤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 식기와 화장실은 분리해서 세척합니다. 같은 수세미와 스펀지를 쓰지 마세요.
- 칼리시가 의심되면 소독제를 가려 씁니다. 일반적인 소독제로는 잘 죽지 않아, 희석한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 계열이 필요합니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물로 충분히 헹구고 완전히 말린 뒤 아이가 접근하게 하세요. 락스 성분이 남아 있으면 그 자체로 자극이 됩니다.
- 새 아이를 들일 때는 처음 2주 정도 분리해서 관찰합니다. 잠복기 상태로 들어오는 경우를 걸러 줍니다. 자세한 절차는 고양이 합사 방법 — 실패 없는 4단계와 적정 기간에 있습니다.
예방과 재발 줄이기
이미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중증으로 가는 것과 자주 재발하는 것은 상당 부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종합백신(FVRCP)을 챙깁니다. 허피스와 칼리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염 자체를 완벽히 막지는 못해도 증상의 무게를 확실히 낮춰 줍니다. 실내묘도 예외가 아닌 이유와 일정은 고양이 예방접종, 언제 무엇을 맞출까에 정리했습니다.
-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 재발의 가장 큰 방아쇠입니다. 숨을 곳과 높은 자리를 넉넉히 만들고, 화장실은 마릿수보다 하나 더 두고, 환경 변화를 한꺼번에 몰지 마세요.
- 밖에서 다른 고양이를 만졌다면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 정기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기저 질환이 있으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 사료와 물,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기본이지만 다묘 가정에서 특히 차이가 큽니다.
- 증상이 반복되는 아이는 기록을 남깁니다. 어떤 상황 뒤에 재발했는지 적어 두면 방아쇠가 보이고, 다음번에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고양이 감기가 사람이나 강아지에게 옮나요?
고양이 감기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인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와 칼리시바이러스는 고양이에게만 감염되며, 사람이나 강아지에게 옮지 않습니다.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고양이에게 옮기는 일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의 손과 옷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다른 고양이를 만지고 온 뒤 손을 씻지 않고 우리 아이를 만지면 그대로 전달될 수 있으니, 길고양이를 만졌다면 손을 씻고 겉옷을 갈아입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로 클라미디아처럼 드물게 사람에게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된 균도 있으므로, 아픈 아이를 돌본 뒤에는 손 씻기를 습관으로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실내에서만 키우는데 어떻게 감기에 걸렸을까요?
가장 흔한 경로는 새로 옮은 것이 아니라 이미 몸 안에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난 경우입니다.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신경절에 숨어 평생 남아 있다가, 이사·합사·손님·병원 방문처럼 스트레스가 커지는 시기에 재활성화되어 증상을 일으킵니다. 아기 때 잠깐 앓고 지나갔다면 보호자가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경로는 보호자의 손과 옷, 신발을 통한 간접 전파입니다. 특히 칼리시바이러스는 환경에서 며칠에서 몇 주까지 버티고 일반 소독제에 잘 죽지 않아, 밖에서 묻어 들어오는 일이 가능합니다.
Q. 사람 감기약이나 해열제를 조금 나눠 줘도 되나요?
절대 안 됩니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고양이는 이 약을 해독하는 대사 경로가 부족해서, 사람 기준으로는 아주 적은 양으로도 적혈구가 손상되어 산소를 옮기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잇몸과 혀가 갈색이나 푸른빛으로 변하고 얼굴이 붓고 호흡이 힘들어지며, 응급 처치가 늦으면 목숨을 잃습니다.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도 위장 출혈과 급성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용 종합감기약에는 이런 성분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분을 따지지 말고 사람 약은 아예 제외하세요. 이미 먹였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Q. 고양이 감기는 며칠이면 낫나요?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건강한 성묘가 가볍게 앓는 경우라면 대개 7~10일, 길면 2~3주에 걸쳐 좋아집니다. 실제로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첫째, 밥을 잘 먹고 기운이 있으며 재채기와 맑은 콧물 정도라면 집에서 관리하며 지켜볼 수 있습니다. 둘째, 밥을 거의 안 먹거나 콧물이 누렇게 변하거나 눈을 뜨지 못하거나 숨이 가쁘다면 저절로 낫기를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생후 몇 개월 이하의 아기 고양이는 하루이틀 사이에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일찍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라이신(L-라이신) 보충제가 도움이 되나요?
오랫동안 허피스 관리용으로 널리 쓰였지만, 지금은 효과 근거가 약하다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모아 검토한 결과 증상을 줄이거나 재발을 막는 효과가 일관되게 확인되지 않았고, 집단 사육 환경에서는 오히려 결과가 나빴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신을 치료의 중심에 두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안전성 자체가 문제된 것은 아니라서, 이미 먹이고 있고 아이가 잘 받아들인다면 담당 수의사와 상의해 유지 여부를 정하시면 됩니다. 라이신을 먹인다는 이유로 필요한 진료를 미루는 것이 가장 피해야 할 상황입니다.
Q. 백신을 맞았는데도 감기에 걸리나요?
걸릴 수 있습니다. 종합백신(FVRCP)에 허피스와 칼리시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 백신들은 감염 자체를 완벽히 막기보다 걸렸을 때 증상을 훨씬 가볍게 만들고 회복을 앞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접종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재채기 며칠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접종하지 않은 아이는 폐렴이나 각막 손상까지 가기도 합니다. 백신이 의미 없다는 뜻이 아니라, 중증으로 가는 길을 막아 주는 장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내에서만 키우더라도 접종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Q. 한 번 걸리면 평생 재발하나요?
허피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라면 바이러스는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에 잠복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큰 시기에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아이가 자주 재발하는 것은 아니고, 평생 한두 번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발 빈도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스트레스입니다. 이사, 합사, 새 가족, 장기간의 외출, 다른 질병처럼 몸과 마음에 부담이 커지는 시기에 몰려서 나타납니다. 숨을 곳과 높은 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주고, 화장실과 밥그릇을 넉넉히 두고, 환경 변화를 예고 없이 몰아치지 않는 것이 실제로 가장 효과적인 재발 관리입니다.
Q. 눈곱이 심해 눈을 못 뜨는데 집에 있는 안약을 써도 되나요?
쓰지 마세요. 특히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는 안약은 위험합니다. 고양이 허피스는 각막에 궤양을 만드는 일이 흔한데, 궤양이 있는 눈에 스테로이드를 넣으면 상처가 낫지 않고 깊어져 각막이 뚫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사람용 안약이나 남아 있는 다른 아이의 안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분과 각막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넣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집에서 하실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물에 적신 깨끗한 거즈로 눈 주변 딱지를 부드럽게 불려 닦아 내는 정도까지입니다. 눈을 계속 감고 있거나 심하게 찡그리거나 눈이 뿌옇게 보인다면 안약을 찾지 마시고 병원에 가세요.